욥기 24장 – 전능자의 시간 (욥 24:1-25)


“어찌하여 전능자에겐 시간이 쌓이지 않으며, 그를 아는 자들이 그의 날들을 보지 못한다는 말인가?”(1).


하나님도 사람처럼 시간을 통해 사물과 사건을 인식하실까? 태어나고 자라고 나이들고 늙어가며 마침내 죽는 인생의 날들을 그가 이해할까? 한번 망가진 몸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음을 그가 알아줄까? 정녕 그에게는 시간이 쌓이지 않는 걸까(1)? 그리하여 탈취를 통해 부와 권력을 획득한 자들이(2,3,9,21) 아무런 어려움 없이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평생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도(23) 하나님은 마음이 조급해 지지 않는 걸까? 그렇기에 빼앗긴 채 생존에로 내몰려 삶을 견뎌낼 뿐인 자들의 소망 없는 신음에 그의 느긋한 마음이 방해받지 않는 걸까(5,6,7,11)?


전능자에겐 오늘이 있을까? 빛을 배반하고 어둠을 선택한 자들의 평생은 다만 어둠 가운데 지나가니(13-17) 그것만으로도 하나님에게는 이미 충분한 정의의 실현인 셈인 걸까? 그들의 모든 길을 살피시는 하나님께서 다른 모든 사람들과 같이 그들 또한 잘라 모은 곡식 이삭처럼 모으시는 날이 있지 않을까(24)? 비록 하나님을 아는 자들이 하나님의 날들을 보지 못한다 해도(1), 하나님은 사람들의 모든 날들을 보지 않겠는가? 비록 전능자에겐 우리처럼 시간이 흘러 쌓이지 않는다 해도, 각자가 걸어 온 삶의 모든 길들은 그가 모두 모아 들이지 않겠는가(23;cf.23:10)?


전능자에게 시간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 살아가는 모든 날들이 다만 그 앞에 흩어져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그의 날들을 보지 못해도(1) 그는 우리의 날들을 보실 것이다. 그에게는 시간이 쌓이지 않는다 해도, 우리 살아가는 삶의 날들은 그가 모아들여 그 앞에 쌓으실 것이다. “가령 그렇지 않을지라도, 능히 내 말을 거짓되다 지적할 자 누구이랴?”(25).